누구나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서 본 것 처럼, 에스프레소 잔 한번 쌓아보고 싶잖아요?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심심치않게 비운 에스프레소잔을 쌓아놓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에스프레소 라는 음료는 예전부터 유럽쪽에서 아침 또는 식후에 때려박는 사약같은 음료라고 많이 알려져있는데, 사실은 대부분의 한국의 카페에서 이미 팔고있는 메뉴 였다. 그저 찾는 사람이 적었을 뿐

새로운 포맷의 카페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삼스레 유행을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 해 보면 ‘에스프레소 바’ 라는 새로운 포맷의 가게가 생겨난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메뉴의 대부분을 여러 베리에이션의 에스프레소 위주로 구성하고, 마치 웨스턴 바에 온 것 처럼 바리스타 앞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바 형태의 테이블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실제 내가 여러 번 방문 해 본 Varenna 라는 카페는 유럽의 오래 된 카페의 느낌같이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테리어가 눈에 돋보였다. 메뉴는 기본 에스프레소를 비롯하여 만돌레, 로마노, 콘파냐 같은 다양한 재료를 넣은 에스프레소 종류가 있었고 역시 한국 카페 답게 얼음이 들어간 아이스 아메리카노 또한 팔고있었다.(롱블랙 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카페인지 궁금하다면 📍여기로 가서 카페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초콜렛이 들어간 카페 쇼콜라토 를 마셔보았는데 초코와 카카오가 들어가서 그런지 최소한의 단맛으로 쓴맛을 상쇄시키고 진한 에스프레소의 향이 묵직하게 떨어지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한 잔을 비우기 무섭게 레몬이 들어간 메뉴인 카페 로마노를 시켜보았다. 태어나서 맛보지 못한 맛이라 좀 놀랐지만 이 또한 금방 마셔버리고 말았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리사르커피 라는 곳이 에스프레소를 전문으로 오랫동안 명맥을 지켜오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이 곳 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바렌나를 비롯해 서울 곳곳에 비슷한 형태의 에스프레소 커피바가 생겨나고 그 관심또한 대단하다. 얼마 전에 다녀간 성수동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런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간단히 초록창에 검색만 해 보아도 엄청나게 많은 카페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에 따르면 이제 사람들의 취향이 발전하여 온전한 에스프레소의 맛을 즐기게 되었다고 하던데, 물론 그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에스프레소 잔을 쌓아 둔 사진을 통한 인스타그램 바이럴마케팅이 큰 몫을 하였 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바이러스로 인해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유럽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치만 마무리는 역시 아이스 아메리카노지!
특이한 점은, 바렌나라는 이 가게에서는 바에서 서서 마시는 가격과 테이블에 앉아서 마시는 커피의 가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비록 테이블에 앉아서 비교적 비싼값에 첫 잔을 마셨지만 두번째 잔을 연거푸 주문 할 경우 디스카운트가 들어간다. 이런건 정말 나에게는 처음 겪어보는 문화지만 왜인지 납득이 가고 재미있게 다가왔다. 재 주문을 유도하는 의미도 있을것이며 테이블의 회전율에도 영향을 줄테지만, 세 모금 만에 사라지는 에스프레소 특성상 아쉬움을 느끼는 손님들이 부담없이 second helping 을 외칠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치라는 점이다.
“그래 내가 이상한게 아니야, 솔직히 이 쪼끄만 녀석을 누구 코에 붙여!”
실제로 앉은자리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여러 잔을 주문해서 마시는 테이블이 많았고, 그 장소에서 만큼은 이런 상황이 어색하지 않았다. 실제로 메뉴판 만 봐도 크림이 든 것, 젤라또를 곁들인 것, 추출형태가 다른 것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러가지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재력과 심장이 도와준다면 당장 여러개를 골라 맛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나는 디저트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타입이라 카페인에 강한 체질임에도 불구하고 쓴 커피를 계속해서 마시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리하여 한국의 직장인 답게 마무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어색해진 입맛을 달래며 나의 작은 카페 투어를 마무리했다.
에스프레소 잔을 쌓아보고 느낀 점

남들 하는건 다 해 봐야 하는 성격으로서, 일행 것 까지 합하여 총 3잔의 에스프레소를 비웠으니 피할 수 없는 절차라 할 수 있겠다. 아무렇게나 흩어진 카카오가루와 짜고 남은 레몬, 그리고 무심하게 겹겹이 쌓인 귀여운 잔 까지… 이런 사소한 것들이 재미를 준다. 아쉽게도 이런 카페는 인기가 많다. 그 말인 즉슨 남들도 다 쉬는 주말이나 저녁식사 이후에나 갈 수 있다는건데, 그런 피크타임엔 자리잡기가 힘들어서 제대로 즐기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나는 현재 재택근무 중이라 평일에도 시간을 낸다면 가까운 에스프레소바에 갈 수는 있지만, 내향형 인간에게 혼자서 어딜 간다는 것은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라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또다시 방문하게 되는 기회가 온다면 그 때는 그라니타를 마셔보고싶다.
